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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스타일의 의미와 메시지]
히딩크가 우리에게 던져준 첫번째 화두는  '실력주의' 이다. 선수 기용에 있어서 학연이나 개인적인 친소관계를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 축구계에는 아직도 어느 감독이 들어서면 어느 선수가 중용된다는 식의 연고주의 풍토가 살아있다. 이런 것들에 억매일 필요가 없는 히딩크는 시합과 연습성적을 통해 선수들을 기용하고 자신의 기준에 맞는 선수를 추려나간다.

특정 선수를 불러 개인면담을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선수들은 감독에게 잘보이기 위해 노력을 할 필요가 없으며, 오로지 실력이 평가의 전부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국내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정치인, 관료들이 '일 자체' 보다는 학연이나 지연, 충성심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고 기용하는 풍토와는 다르다.

둘째로 '지식 축구'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축구선수들은 열심히 뛰고 감독이나 코치가 지시하는 몇 가지 전술에 따라 움직이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히딩크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하나의 작은 패스를 할 때도 '왜!' 라는 의문을 갖도록 요구 한다.

과거에는 자기 포지션만 잘 소화하면 만족스런 평가를 받았지만 히딩크는 팀 전체의 전술을 강조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까지도 모두 머리 속에 넣어야 한다.

히딩크는 훈련때도 녹음기를 휴대하고 다니며 그때그때 분석내용을 데이터베이스화 한 다음, 다음 공개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제시한다고 한다. 그의 노트북에 특정선수의 이름을 입력하면 그 선수의 장단점이 동영상으로 펼쳐진다고 한다.

코칭스탭과 선수들이 틈틈이 영어공부를 하는 것도 히딩크 취임 이후 달라진 모습이라고 한다.

세째는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히딩크는 취임 즉시 한국형 축구라고 할 '3-5-2' 시스템을 '4-4-2' 시스템 으로 바꿔버렸다. 3-5-2 시스템은 나름대로 수비를 강조하는 한국축구의 강점으로 인정 받아왔다.

히딩크는 이를 버리고 '토털 사커' 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채택했다. 아직 선수들이 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허점을 노출하고는 있지만 팬들도 공격적인 축구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반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네째는 '자신감의 회복'이다.
히딩크는 선수들에게 외국의 강팀에 대한 열등감을 없앨 것을 주문하고 있으며 선수들도 정신력을 되찾고 있다. 

히딩크는 실수를 해도 나무라지 않고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며 격려해 주기 때문에 선수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덜고 위협적인 패스와 돌파를 하게 된다고 한다. 선수들의 '기(氣)'를 살려준다는 말이다.

다섯째는 '규율과 자율의 조화'이다.
히딩크는 전지훈련 때 호텔 냉장고에서 주류를 모두 치우고 비디오를 상영하는 TV 유료채널을 끊어버렸다.

복장통일, 시간엄수, 휴대전화 사용금지와 같은 규율을 어기는 선수는 가차없이 내 보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훈련은 매우 자율적이라고 한다. 그는 우선 구보를 없앴다. 체력은 선수들이 각자 알아서 해결 할 일이지 운동장을 몇 바퀴씩 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축구에 대한 철학과 목표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그는 축구가 취미이며 관중에게 축구보는 재미를 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월드컵 16강에 오를 경우 막대한 보상도 기다리고 있다 .

히딩크가 세계적인 감독이라고 해서 그를 미화 할 생각은 없다. 그의 리더쉽이 새로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리더쉽은 카리스마와는 관계가 없으며 일(work) 에서 나온다고 한다.

일을 달성하기 위한 분명한 목표, 책임,  신뢰(언행일치)의 세 가지가 리더쉽의 요체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히딩크의 리더쉽은 오히려 평범한 것이며 다만 우리가 그 중 일부를 놓치고 있거나 가지지 못했을 뿐이다.

한국의 경영자, 관료, 정치인들도 히딩크에게서 찾아야 할 리더쉽이 무엇인지를 곰곰 생각해 보자.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문제를 알고도 그대로 두는 것은 아닌지? 문제해결 능력이 없는 사람이 중책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自問)해 볼 일이다.

오늘도 지금 서울은 비가 내리고 있고, 전국적으로 온다고 하지만, 규율과 자율속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리더가 되는 즐거운 주말을 맞이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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