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70이 되어 담당하던 교회에서 은퇴를 하면서 남은 세월 20여 년을 생각하며 3가지 삶의 목표를 세우고 3모작 인생(三毛作 人生)을 시작하기로 다짐하였다.

첫째가 늙어서 일하자
둘째가 늙어서 꿈꾸자
셋째가 늙어서 공부하자

첫째와 둘째에 대하여는 지난 글에서 언급하였다. 오늘은 마지막인 <늙어서 공부하자>를 생각할 차례이다. 몇 해 전 90세에 하늘나라로 옮기신 어머니는 평생을 기도하셨고 평생토록 책을 읽으셨다. 마지막 해인 90세에도 책을 읽으시기에 한번은 어머니께 말씀드리기를 <어머니 90 노인이 책을 읽으십니까? 눈이 아프실 텐데요> 하였더니 어머니께서 답하시기를 <아들 목사야 좋은 책 읽어놓으면 천국 가서도 써먹느니라> 하셨다.

내가 어려서부터 책 읽기와 공부하기를 즐겨한 것은 그런 어머니 덕이었다. 어머니는 우리 사남매들이 어릴 때에 책 읽기를 게을리 하고 잡담을 하거나 헛된 시간을 할 때면 나무라곤 하시면서 <일본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는데 조선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아니하고 화투놀이를 즐기고 남의 험담하기를 즐긴다, 그래서 조선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똑똑함에도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된 거다> 하셨다.

어머니 덕에 나는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가 습관이 되었다. 꾸준한 책 읽기는 나이 들수록 좋은 점이 있다. 첫째 식견이 넓어지니 설교할 때나 강의할 때에 큰 도움이 된다. 둘째는 한가한 시간에 책 읽기를 하니 지루할 일이 없다. 셋째 나이 들어서도 머리를 쓰게 되니 훗날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

내가 좋아하는 책 중에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쓴 Next Society란 제목의 책이 있다. 그 책을 쓸 때 드러커의 나이 93세였다. 93세 나이에 책을 저술하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게 하였다. 나는 그 책을 펼칠 때마다 저자의 나이를 생각하며 나 자신에게 말한다. 늙어서도 공부하자. 공부하고 글 쓰고 사색하자. 그래서 노년을 보람 있게 보내자.

젊은이들에게 짐이 되는 노인이 되지 말고 젊은이들에게 본이 되고 이끌어 주는 노인이 되자고 스스로 다짐하곤 한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