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두레수도원에서는 3월 15일부터 24일 간에 10일 금식수련이 열린다. 두레수도원의 10일 금식수련은 2012년 1월에 처음 시작되어 이번이 35회째이다. 두레수도원에서의 금식수련이 여느 금식수련과 다른 점이 있다. 10일간 물만 마시며 수련하면서도 매일 6, 7Km에 이르는 산행(山行)을 한다는 점이다.

나는 30세에 이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에 들어가 함께 살며 목회를 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2달여간 서울시를 샅샅이 뒤져 청계천 하류 한양대학 건너편에 있는 뚝방촌이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송정동 74번지 한 번지 안에 1500세대가 모여 살고 있었는데 상상 이하로 어렵게 살고 있었다.

그 마을에 처음 들어갈 때의 다짐은 여기서 살다 죽자는 마음으로 들어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견뎌내기가 실로 어려웠다. 이 마을을 떠나 신학교 기숙사로 되돌아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짐을 쌌다가 풀었다가를 몇 차례나 되풀이 하곤 하였다. 너무 힘들어 견디기에 한계(限界)에 이르렀을 때면 금식기도를 드리곤 하였다.

그렇게 드리기 시작한 금식기도가 매년 1월이면 정기적으로 드리는 행사가 되었다. 처음엔 3일을 드리고 다음엔 5일을 드리고 다음엔 7일을 드리곤 하면서 금식기도 중에 초심(初心)을 되찾곤 하였다. 그러다가 40세가 되던 해에 일본 후지산(富士山) 중턱에 있는 금식수련장에 가서 일본인들과 10일 금식수련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매일 후지산 정상까지 등산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물만 마시면서 후지산 정상을 오르려니 여간 힘드는 바가 아니었다. 그래서 금식수련을 이끄는 지도자에게 항의를 겸해서 물었다.

"내가 한국에 살아서 돌아가야지 이렇게 무리하다 죽기라도 하게 되면 한일 간에 문제가 생길 텐데요? 등산 순서에 빠지면 안 될까요?"

하고 물었더니 지도 선생이 웃으며 자상히 일러 주었다.

"김 센세이, 금식수련하며 조용히 앉아 있거나, 누워 지나면 더 힘들어집니다. 금식하면서 열심히 산을 오르면 가미사마(하나님)께서 우리 몸에 부여하신 생명 에너지가 활성화되면서 갈수록 힘이 솟아나게 됩니다. 그리고 금식 후에 체력이 월등히 향상됩니다. 이왕에 일본까지 오셨으니 끝까지 도전해 보십시요."

나는 그의 말이 수긍이 가기에 앞장서서 산을 오르곤 하였다. 그랬더니 처음 출발할 때 5백 미터 정도는 힘이 들어 주저앉고 싶을 마음인데 나중에는 갈수록 힘이 솟아 마치고 내려올 때 즈음이면 다시 한 번 더 오르고 싶은 정도가 되곤 하였다. 그리고 10일 금식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 건강이 월등하게 좋아진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후로 나는 10일 금식을 할 때마다 열심히 산을 오르고 스트레칭을 하며 수련을 쌓았다. 두레수도원에서 10일 금식 프로그램은 5가지 콘텐츠로 짜여져 있다.
1) 안식 2) 기도 3) 말씀 4) 산행과 운동 5) 거룩한 독서(LEXIO DIVINA)이다.
안내가 늦었지만 3월 15일부터 24일간에 열리는 10일 금식수련에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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