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두레마을에서는 농어촌교회를 지키고 있는 목사들의 사모 수련회가 열리고 있다. 목요일까지 3박 4일간에 열리는 이 수련회는 올 해로 29년째 열리고 있다. 이 수련회에는 참가 자격이 유별나다. 산간 벽지나 외딴 섬에서 목회하는 목사들의 아내들로 전 교인 숫자가 50명 이하되는 교회라야 참가자격이 있다. 올 해도 200여명이 모여 두레마을은 축제 분위기이다.

두레마을에서 열리는 이 행사가 여느 사모수련회와 다른 점은 쉬고 놀고 먹고 연극하고 음악회 열고 웃고 떠드는 축제 분위기란 점이다. 일반적으로 목사들이나 그 아내들이 모이면 모임의 취지가 성령충만이나 회개운동이나 은혜집회 등을 취지로 열린다. 그러나 두레마을은 다르다. 회개할 일은 집에 가서 하고, 성령충만을 구하는 것은 다른 모임에서 구하고, 두레마을에서는 편안히 쉬고, 즐기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자는 취지이다.

그런데 이런 취지가 사모님들께는 크게 인기가 있다. 그래서 해마다 이 수련회를 기다리며 일년을 보낸다는 사모님들조차 있을 정도이다. 내 생각으로는 교인 열 명, 20명과 함께 농촌을 지키고 섬을 지키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한국교회의 양심이며 희망이라는 생각이다. 모두들 도시의 큰 교회 화려한(?) 목회직을 구하는데 이들은 묵묵히 산골을 지키고, 섬을 지키며 인생을 불사른다. 그러니 이들이 바로 한국교회의 양심이요, 마지막 보루요, 희망이 아니겠는가?

오늘 5시에 내가 개회 설교를 하는 동안 자리에서 울고 있는 사모들이 태반은 되는 듯 하였다. 우리 부부가 40여 년 전 빈민촌에서 바닷가 갯벌에서 개척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 주니 지금 자신들이 겪고 있는 사정과 어쩜 그렇게도 꼭 같은 이야기일까하여 저절로 눈물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사모들의 눈물을 대할 때면 마음이 진솔하여지고 가슴이 따뜻하여진다.

그런 사모들이 꼭 내 여동생처럼 여겨지고, 딸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그들의 눈물이 다이아몬드 보석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순수한 영혼들이 산골을 지키고 외딴 섬을 지키고 있기에 아직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다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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