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수도원 뒷산을 돌다가 아주 기쁜 일이 있었다. 우거진 풀더미 속에서 방아풀 군락지를 찾은 것이다. 방아풀은 지금 파란색 꽃이 한참 피고 있는 계절인데, 산중턱 양지바른 풀더미 속에서 방아풀 꽃이 보이기에 다가갔더니 부근 일대에 방아풀이 군락으로 자라고 있었다. 방아풀은 배초향이라고도 부르는데 그간에는 경상남도, 전라남도 같은 해안지방 따뜻한 곳에서 자생하였다. 그런데 요즘 기후가 바뀌면서 경기도 북부인 동두천 지역에서까지 자생하게 되었다.

 

방아풀은 노화방지와 암 예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다년생 풀이다. 지난해부터 동두천 산에 가끔 한 두 포기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올 들어서는 군락지까지 생겨나 반갑기 그지없다. 방아풀은 항산화 물질인 로즈마린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로즈마린산은 체내에 쌓이는 독성물질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인체의 노화를 방지하며 각종 질병을 예방하여 주는 기능을 지닌 기특한 식물이다.

 

방아풀에서 추출한 로즈마린산의 항산화력은 Herb식물인 세이지보다 3배나 높다. 특히 한국의 방아풀에는 노화방지 성분인 로즈마린 성분 함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아 한국농촌진흥청에서는 이 성분에 특허를 내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방아풀의 어린순과 잎은 좋은 향기를 품고 있어 날로 먹어도 좋다. 두레마을에서는 올해 여름에 두레 숲에서 방아풀 30여 포기를 찾아내어 한 곳에 모아 기르고 있다. 지금은 꽃이 무성하여 벌꿀들이 쉴 사이 없이 날아들고 있다.

 

내가 자생하는 방아풀을 한 곳에 모아 기르는 뜻은 가을에 씨를 받아 내년 봄에는 수백 평에 심어 두레마을 가족의 주 채소로 삼고, 두레교회 교인들에게도 화분으로 길러 한 가정에 화분 하나씩 기르도록 나누어주려 하는 것이다. 방아풀은 쌉쌀한 향이 좋고 맛이 뛰어나기에 식음료용이나 약용, 화장품 개발 등으로 산업화할 수 있는 가치가 높다. 앞으로는 방아풀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방아풀이 함유하고 있는 노화억제성분을 추출하는 데까지는 성공하였으나, 상품화하여 시장을 형성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대량재배, 가공, 판매에 이르는 과정을 발전시켜 세계에 자랑하는 한국 방아풀로 발전시켰으면 하는 마음이다.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먹거리로 주신 약초 한 포기 한 포기에 한국 농업의 미래가 담겨 있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