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일 87팀 832명 참여한 김제 줄다리기대회, 3종목 석권


[조은뉴스=김영환 기자] 정월 대보름에 줄을 당겨 승부를 겨루던 대동놀이이자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놀이인 줄다리기의 열기가 전북 김제시를 뒤덮었다. 올해 전국 선수들이 참여한 줄다리기 대회는 해외팀과 친선경기도 열렸으며 그 가운데 남․여․혼성 3종목을 석권한 팀도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전북 김제시 벽골제 전통놀이마당에서 열린 ‘제15회 연합회장배 전국줄다리기대회’에서 대구 ‘청풍달구벌’ 줄다리기팀이 남·여·혼성을 모두 석권할 뿐 아니라 줄다리기 최강인 일본팀에게도 이겨 국내 줄다리기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일본․태국 등 외국팀을 포함한 총 87팀 832명이 참여한 이번 대회는 국민생활체육 전국줄다리기연합회(KTWF)가 주최·주관하고 아시아줄다리기연맹(ATWP), 문화체육관광부, 김제시 등이 후원했다.


이날 대구 생활체육협회·줄다리기 협회 대표로 출전한 ‘대구 청풍달구벌’팀은 남·여 부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더 나아가 혼성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3종목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전국연합회 강대연 부회장은 "줄다리기대회가 생긴 이래 혼성에서 일본팀을 이긴 팀은 처음 봤다"며 "모든 선수들이 감독과 코치, 매니저와 한마음·한 뜻·한 몸으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격려했다.

청풍달구벌팀 이승훈 선수(24·경북 칠곡)는 “군 입대를 앞두고 김제 전국줄다리기 대회를 맞게 돼 좋은 결과를 내고 싶었는데, 3종목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내게 돼 너무 기쁘다”며 “우리나라 민속놀이인 줄다리기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에 저희 청풍달구벌팀이 꼭 뽑힐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권현석 선수(36·대구 서구)는 “국가대표 선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회가 이번 김제대회인데, 남·여·혼성부에서 모두 우승해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하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특히 혼성 줄다리기 최강자인 일본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청풍달구벌팀은 전국줄다리기대회가 설립된 지 14년 만에 최초로 일본을 무너뜨리며 국내 줄다리기의 한 획을 그었다. 이날 청풍달구벌팀은 근성 있고 뚝심 있는 경기력으로 시종일관 일본팀을 앞서 나가 경기장은 “대한민국”을 외치는 메아리로 가득 찼다.

이 경기를 지켜본 외국팀 선수들은 “대한민국 줄다리기의 정신과 인내, 끈기를 전 세계에 알렸다. 줄다리기로 단합된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는 찬사를 보냈다.

청풍달구벌팀 황병익 감독(58·대구 수성구)은 “우리 선수들이 각자의 생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근성과 끈기로 연습하고 노력한 결과가 지금 나타난 것”이라며 “달구벌의 지치지 않는 정신과 열정, 자세로 끊임없이 성장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로서 세계에 선보일 날을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박정완 코치(32·대구 달서구)는 “오늘 경기 중 하이라이트는 일본팀과의 친선경기였다. 우리 선수들 모두 고통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줘 다른 선수들도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던 명 경기였다”며 “이제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도 줄다리기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줄다리기팀이 되기 위해 더욱 고군분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풍달구벌팀은 지난 2011년 결성돼 2013년 기지시줄다리기대회 혼성 1위, 제13회 국민생활체육회장배 남성 및 혼성 부문 1위, 지난 4월 제6회 기지시줄다리기배 대회에서 남·여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 8월 ‘2014 전국 생활 체육 대축전 줄다리기대회’에서 14년 만에 최초로 남·여·혼성 3개 부문 우승을 차지하는 등 국내 줄다리기를 대표하는 강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청풍달구벌팀은 오는 11월 전남 화순에서 개최될 줄다리기 대회를 앞두고 있으며,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올해 전국대회 우승 싹쓸이’와 ‘국가대회에 참여할 국가대표 자격’을 갖추게 된다.

1900~1920년까지 총 6회의 올림픽까지 정식 종목이었던 줄다리기. 국내 줄다리기의 인기를 실감하는 이 시점에서 국제적인 위상도 올라가 국제줄다리기연맹(TWIF)의 올림픽 재입성을 위한 노력이 결실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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