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프란체스코를 본받아 따스함을 전하는 그의 이야기

[(대구)조은뉴스=조민제 기자] 한국천주교 대구대교구 100주년 행사와 더불어 지난 11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는 김옥수(도미니꼬) 밀양 가르멜 여자수도원 지도신부의 타일공예 전시가 첫 선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전시는 성경 속의 이야기들을 테마로 제작됐으며, 특히 그의 타일공예는 타일의 표면을 파내 조각한 뒤 그 속에 안료를 넣고 가마에서 구워내는 작업으로 일반적인 공예와 다른 아름다운 빛깔과 신비감을 전해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4M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 6M 길이와 2.4M 높이의 대작을 비롯해 다양한 사이즈로 제작된 작품 등 총 10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돼, 성경 속의 모든 이야기들을 한 자리에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이하는 그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천주교 대구 대교구가 100주년을 맞아 대구에서 첫 선을 보인 전시라고 들었습니다. 대구에서 이러한 전시를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대구는 제가 처음으로 신부가 되어 5년 동안 생활한 곳이고, 중고등학교도 대구에서 보냈습니다. 이번에 대구대교구가 100주년을 맞아 전시회를 해줄 것을 요청해 왔고, 대구와의 인연이 있던 터라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대구는 저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 ‘그리스도를 통하여’라는 부제로 성경 속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선보이셨는데, 이 작품을 감상하는 종교인과 일반인들에게 각각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또 감상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있으신가요?

“이번 전시회에는 천주교 신자들뿐 아니라 종교가 없는 분들, 그리고 미술분야의 종사자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제가 선보인 작품들은 일반 건물에도 도입이 가능한 것들이며, 대소(大小)를 넘어 제작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신자들도 보시겠지만 일반인들도 설악산, 2014년 청마, 자연 풍경 등의 작품들을 보면서 따뜻함과 더불어 이 자리에 계속 있고 싶은 마음을 느낄 수 있으리라 봅니다”


- 현재 전시된 100여점의 작품들은 전부 신부님께서 단독으로 제작한 작품들이신가요? 그리고 이 작품들 중 신부님께서 가장 아끼시는 작품이나 사연이 있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작품이신가요?

“여기 있는 작품들은 대다수 제가 직접 제작한 작품들입니다. 제자들이 제작한 4개의 작품도 있는데, 이 작품도 채색하는 부분은 제자들이 하기 어려워 제가 도와줬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가장 아끼는 작품은 저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사랑, 희망, 평화를 전하는 프란체스코 성인의 기도제목과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 ‘태양의 찬가’가 바로 그 작품입니다. 삶과 죽음을 포함한 모든 자연을 사랑했던 프란체스코 성인은 ‘평화를 되게 해 주소서’, ‘용서받기 보다는 용서하라’는 기도제목을 전하신 분이십니다”


-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행사가 적은 편입니다. ‘타일공예’를 하는 장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문화가 발전하기 위한 조언이나 건의사항이 있으십니까?

“대구가 문화행사가 적은 편인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작품들을 보고 돌아갔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타일공예’는 타일 분야에서도 다른 분야로 통해서, 제가 ‘타일공예’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것입니다. 이 타일공예에 대해 현재 지식경제부 산하 세라믹연구소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 분야를 개척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기계화, 자동화가 되어야겠지만, 타일공예 자체가 수작업으로 밖에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똑같은 작품이 있을 수 없어 세상에서 하나뿐인 작품들이 만들어져 그 가치가 상당합니다”

- 끝으로 대구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했던 故 김수환 추기경님이 태어나신 곳입니다. 김 추기경님이 전 세계에 남기신 업적만큼이나 우리나라 천주교는 지역사회에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하고 있지만, 소수 종교인들의 행위가 종교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하게 만듭니다. 김옥수 신부님께서는 오늘날 이러한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떠한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예수님의 열두제자 중에 유다도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안 좋은 역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잘 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소수 종교인들의 행위) 그 자체만 보고 말할 것이 아니라 어느 사회에나 세상은 완전치 않기에, 미완성된 사회와 세상을 보고 전체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몸 안에는 쓸모없는 맹장이 있지만, 저희는 이를 안고 삽니다. 저희가 그들(소수의 그릇된 종교인들)도 품고, 도리어 본보기로 삼아 더 잘하려고 해야 합니다. 나도 완전하지 않고 너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남 탓하지 말고, (그들의 행위) 자체는 나쁘지만 우리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겠습니다. 다시금 예수님의 열두제자 중 유다가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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